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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es and Implications of Regional Development Policies During the Kim Jong-un Era: An Analysis of Ideology and Discourse and Policy, and Laws and Institutions

이념・담론, 정책, 법・제도 분석

Se-Ra Yoon*

* 통일연구원 프로젝트연구위원, Korea Institute for National Unification, ysr1120@naver.com

Published: July 2026·Vol. 91, No. 45권 2호·pp. 211-240

DOI: https://doi.org/10.33334/sieas.2026.45.2.211

Abstract

This study analyses the historical continuity and changes in North Korea’s regional development policies during Kim Jong-un’s rule across three dimensions: ideology and discourse, policy, and law and institutions.

The analysis revealed that, at the level of ideology and discourse, regional development emerged as a core agenda, through the prominence of the “People-First” politics discourse and the formalization of the “Socialism in Full-Scale Development” line. In particular, it was confirmed that North Korea is employing a discursive strategy that borrows the symbolism of the original Changsong Conference — as evidenced by the designation, “Today’s ‘Changsong Conference’” — while publicly criticizing the limitations of past policies.

In terms of policy, the regime pursued both externally-linked development strategies (regional economic development zones) and self-reliant economic strategies (the “New Era Rural Revolution Code” and the “20×10 Local Development Policy”), depending on domestic and international conditions. While the regional development vision maintained continuity with previous administrations, the policy implementation was differentiated through the advancement of long-term plans, state-led support, and management, in terms of specific design and execution.

In terms of legal and institutional frameworks, laws directly related to regional development were enacted for the first time in history. Furthermore, unlike the ex post institutionalization of the past, there was a trend toward systematically establishing a legal basis for policies to drive their implementation.

This study is significant in that it complements the limitations of previous research — which focused on analyzing individual policies or legal frameworks — by comprehensively mapping the trajectory of regional development policies during the Kim Jong-Un era.

Keywords:regional developmentregional Economyrural developmentSocialism in Full-Scale DevelopmentPeople-First politics discourse

Ⅰ. 서론

지난 15년간 김정은 정권의 지역발전정책은 대내외 여건에 따라 여러 방향 전환을 맞이했다. 예를 들어, 2013년에는 지방급 경제개발구 설치를 통해 대외 투자 기반의 지역 경제 발전을 도모했으나, 2016년 이후 대북제재 강화 등으로 대외 협력이 제약되며 구상을 펼치지 못하였다. 이어 북미관계 개선 실패, 코로나-19 등으로 북한 당국은 자립경제 노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제 전략을 수정하였으며, 2021년 자력갱생 기조 강화는 지방경제의 역할과 위상을 한층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제8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시, 군 강화 노선이 명시된 이후, ‘새 시대 농촌혁명강령’, ‘지방발전 20×10 정책’ 등을 통해 지역 전반의 발전과 주민들의 물질문화생활 수준을 한 단계 비약시킨다는 구체적 목표가 설정되었다.

김정은 시기 지역발전정책의 변화에 주목하여 관련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2021년 ‘새 시대 농촌혁명강령’ 이후 기존의 농촌테제와 이를 비교하거나 등장 배경 및 내용, 의미와 성격을 규명하고자 하는 연구들이 진행되었으며(송현진 2021; 임수호 2023; 정은미・박희진 2023), 「시・군 발전법」이 공개된 이후 제・개정 내용을 분석하는 연구와 보고서가 증가하였다(박서화 2021; 임을출 2021; 2022; 노은경 2025). 2024년 ‘지방발전 20×10 정책’이 발표된 이후에는 해당 정책의 목표와 성과를 다각도로 검토하는 연구가 급증하였다(강성현・이해정 2024; 2025; 김수정 2024; 박정진 2024; 이상근 2024; 최지영 2024; 한기범 2024; 강채연・엄현숙・정은찬 2025; 이용철 2025; 정은미 2025; 권숙도 2026; 신유리 2026).

이러한 연구들은 특정 정책과 법제 내용을 깊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그러나 김정은 집권 이후 지방경제 정책의 전반적인 궤적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북한 지역발전에 관한 논의는 김정은 집권 이후 새롭게 등장한 것이 아니라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정책 기조와 연속성을 일부 갖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의 본질과 함의를 온전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맥락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또한, 지역발전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2021년 이전 시기와의 연계도 충분히 이루어져야 정책의 맥락을 파악할 수 있다.

이에 개별 정책 연구를 넘어 이해정(2022), 최은주(2023), 정은찬・문장순(2025)은 김정은 체제에서 지방경제가 강조되는 배경과 그에 따른 정책적 변화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였으며, 강호제(2025)는 지역혁신체제로서 북한의 지방발전 전략을 분석하여 그 기원을 2000년대까지 확장하였다.

특히, 정은찬・문장순(2025)은 김정은 시기 지방발전정책이 김일성・김정일 시기부터 이어져 온 사회주의 지방균등발전 목표, 군(郡) 단위 자립체계, 자력갱생 정신 기반 사업원칙, 대중동원 사업방식에 기초해 지속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한편, 김화군 모델과 ‘지방발전 20×10 정책’, 당 주도의 법・조직적 추진체계, 중앙의 지방 건설 지원 강화, 과학기술 도입 및 인적자원 개발, 보건・복합문화・양곡관리 시설 확충 등을 통해 김정은 시기 지방발전정책의 차별적 추진 방식을 정리하였다. 그러나 해당 연구 또한 연구 대상이 ‘지방발전 20×10 정책’에 있기에, 김정은 정권의 지역발전정책 전반의 변화를 추적하고 그 역사적 연속성과 단절의 궤적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분석에 기반하여, 본 연구는 김정은 시기 지역발전정책의 ① 이념적 자원 및 담론, ② 정책, ③ 법・제도 변화를 통해 역사적 연속성과 차이를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 기준을 수립한 이유는 지역발전정책이 단순한 경제정책을 넘어 통치 이념, 정책 목표, 제도적 장치가 상호 연동되는 복합적 정책 영역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담론・정책・제도의 변화를 포괄적으로 추적함으로써 김정은 시기 지역발전정책의 성격을 보다 정확히 규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2012년부터 현재까지 약 15년의 시기를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본 연구는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의 지역발전정책을 크게 두 시기로 구분하여 분석한다. 시기 구분의 기준점은 2021년 8차 당대회로 설정하였다. 김정은 시기 지역발전정책은 제8차 당대회를 계기로 ‘사회주의 전면적 발전’ 노선이 공식화되고, 지역 간 균형발전이 당의 핵심 정책 의제로 부상하면서 정책의 목표, 추진 방식, 제도적 위상이 전환되는 분수령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2012년 김정은 체제의 공식 출범 이후 현재까지를 시간적 범위로 설정하고, 북한의 신문・학술지・단행본 자료와 기존 연구 성과를 교차 분석하여 자료로 활용한다. 지역발전 정책 관련 내용과 논의 변화를 주요 분석 대상으로 설정하고, 정책 의도와 집행 방향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귀납적 접근을 취하여 김정은 정권의 지역발전정책을 분석하고자 한다.

Ⅱ. 김정은 집권 이전 지역발전정책1)

사회주의 국가는 노동자와 농민 간의 생활 수준 격차를 줄이고 균형 있는 발전을 통해 사회적 평등을 실현하고자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북한은 체제 수립 이후 지금까지 지역 균형 발전을 핵심적인 목표로 삼아 왔다.

1950년대 말 생산수단의 사회주의적 전환이 마무리되면서, 북한 당국은 사회주의 경제 건설의 기반이 되는 지역 거점 설정 문제에 주목하였다. 도시와 농촌을 효과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공간 단위를 모색한 결과, 농업 지역인 ‘리’와 공업 지역인 ‘노동자구’를 아우르는 ‘군(郡)’이 지방경제의 기본 단위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에 따라 군은 단순한 행정구역을 넘어 지역 격차 해소와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정치・경제・문화적 중심지로 기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지역 체계는 전시 상황에 대비하는 목적도 지니며 국방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사회주의 발전 과정에서 북한은 전쟁 대비를 위해 중공업을 우선적으로 육성하고, 이에 맞춰 지역별 계획 경제를 추진해 왔다. 특히 내륙에 중화학 공업을 배치하고, 주민 생활에 필요한 경공업 제품은 각 지역(시・군) 단위에서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지도록 구상하였다. 이에 따라 1950년대 후반부터 모든 시・군에 한 개 이상의 지방산업공장을 건설하는 정책이 추진되었다.

군의 역할은 1962년 ‘창성연석회의’에서 더욱 강조되었다. 김일성은 군을 도시와 농촌, 공업과 농업,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핵심 단위로 규정하고, 지방공업과 농촌 경제 발전의 중심으로 기능하도록 했다. 이어 1964년 김정일은 김일성종합대학 졸업 논문인 ‘사회주의 건설에서 군의 위치와 역할’을 통해 군이 사회주의 건설에서 지역 거점으로서 갖는 의미와 도시-농촌 간 경제적 연결 역할을 강조하였다.

1964년 발표된 「사회주의농촌문제에 관한 테제」에서는 농업의 공업화, 농민의 혁명화와 노동계급화 등을 통해 농촌 문제를 해결하고 도시와 농촌 간 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특히 농업 생산력 향상을 위한 공업화와 국가 주도의 농촌 건설 및 주택 공급 정책이 중요하게 다루어졌다.

한편, 1950년대 말 지방경제 건설이 본격화되면서 지방예산이 기능하기 시작하였고, 1973년에는 지방예산제가 제도로 정립되어 시행되었다. 이후 지방예산제는 각 지역의 자립적 경제를 뒷받침하는 기반으로 작용하였다.

북한 당국의 지역발전구상은 도시와 농촌 간 격차 해소, 지역 내부의 종합적 발전, 그리고 지역 간 균형발전을 통해 모든 지역을 고르게 성장시키는 데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러한 목표가 충분히 실현되지 못했다. 지역 단위의 자립적 산업 구조를 구축하려면 상당한 재정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했지만, 지역 내 생산 중심 구조는 최소한의 생존을 보장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비효율성을 지니고 있었다. 또한 정책이 지역의 자력갱생에 의존하면서 균형 발전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채 지속되어 왔다.

특히, 1990년대 중반 본격화된 경제난 이후 지역 차원의 자력갱생이 확대 및 만연화되어 지역 간 불균형을 초래하게 된다. 북한의 중앙공급체계와 계획경제 시스템은 사실상 마비되었고, 중앙에서 연료・원료를 공급받던 지방공장들이 먼저 가동 중단을 겪으면서 지방공업이 중앙공업보다 앞서 타격을 입었다. 중앙공급이 약화되자 당국은 지방이 자체적으로 경제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하였다. 북한 당국은 지방정부를 주민들의 생활을 직접 책임지는 ‘호주(戶主)’로 규정하고, 식량 문제와 소비재 공급, 주택 건설, 에너지 확보, 농촌 발전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책임을 부여하였다. 지방공장 등 관련 행위자들은 모든 자원을 스스로 조달해야 했고, 8.3 노동자 활용, 무역 및 시장을 통한 자원 조달 등을 통해 계획상 생산목표를 현물이 아닌 금액으로 채우는 관행이 만연해졌다(윤세라 2024, 102-116). 그 결과 지역 여건이나 시장 활용 능력에 따라 지역 간 격차가 불가피해지면서(이경수 2021, 412-413), 불균형 발전 문제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된다.

2000년대 경제관리개선조치 등을 통해 지역의 자력갱생 조치가 제도화되면서 지역 불균형 문제는 더욱 고착화되었다. 예를 들어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 국가계획위원회는 전략적 의의를 가지는 주요 지표만 담당하고, 도・시・군과 기업소에는 각자 실정에 맞게 세부 지표를 작성할 수 있게 되었다(윤세라 2024, 118). 이러한 조치들은 형식상으로는 지역 실정을 반영하고 자율성 확대하는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중앙의 부담을 줄이는 한편 지방 단위의 자력갱생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이는 각 지방이 고루 발전하는 것이 아닌 지방 실정에 따라 발전이 제각각일 수밖에 없는 조건을 만들었다.

다음 3~4장에서는 이러한 기반에서 김정은 시기의 지역발전 정책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Ⅲ. 2012년~2021년 지역발전정책 분석

1. 인민대중제일주의와 지역발전

‘인민’을 강조한 선대와 같이, 김정은 집권 기간 ‘인민’은 핵심 키워드였다. 김정은 정권은 ‘인민생활향상’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으며(이해정 외 2021, 168), 이는 집권 기간 최다등장 용어로도 확인된다.2) 인민의 강조는 단순히 구호에만 그치지 않았다. 김정은 시대 조선노동당의 지도사상으로 공식화된 ‘김일성-김정일주의’의 본질로 ‘인민대중제일주의’가 규정되었으며(이기동 외 2022, 3-5),3) 나아가 헌법에 명문화되기에 이른다.

집권 초기 인민의 강조는 김정은 정권의 리더십 구축 전략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공개적으로 짧은 후계자 시기를 거친 김정은은 리더십 구축과정에서 인민의 지지와 통합이 필요했다. 김정은 정권은 초기부터 인민을 향한 스킨십을 직・간접적으로 늘려나가며, 은둔자적 행보를 보인 김정일 위원장과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다. 집권 초기부터 대중 연설, 현지지도, 친필 답장 등을 통해 인민친화적 행보를 이어갔으며, 현지지도의 범위 역시 유희장・공원 등 민생 시설에서 병원・애육원・양로원 등 취약계층 시설까지 폭넓게 확대되었다(박형중 외 2012, 4; 29; 정유석 외 2015, 183-184).

한편, 강성국가건설과 인민생활향상을 위하여 현지지도 강행군 길에서 사망한 김정일 위원장의 ‘인민을 위하여 복무함!’ 구호는 김정일 위원장과 ‘꼭같은’ 김정은 (당시) 최고사령관이 이어 나가야 할 당의 활동 원칙으로 제시되었다.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함께 하는 미래는 “인민을 위한 만복의 열매가 주렁질 날”로 그려졌다(로동신문 2012/01/09).

인민의 강조는 지역발전정책과 연결되었다. 지역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생활 향상은 주민의 일상적 수요를 전반적으로 충당하는 지방경제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따라서 인민생활향상을 위한 경제 건설에서 가장 근본적인 접근은 지방경제 및 농촌 발전에 있으며, 이는 김정은 정권이 집권 초기부터 지방공업과 경공업 발전을 최우선 경제 과제로 설정한 배경이 된다.

김정은 집권 첫해인 2012년 당의 가장 중대한 투쟁 목표로 인민생활향상이 제시되었다. 최우선 경제과제로 경공업・지방공업 공장을 만부하로 돌려 소비품을 생산하고, 알곡 정보당 수학고를 높이고, 축산 및 과일 생산을 활성화할 것이 주문되었다(조선중앙통신 2012/04/13). 김정은 위원장은 2012년을 지방공업발전과 인민생활향상에서 전환적 계기가 되는 해로 설정하였으며, 2013년에는 전국경공업대회를 실시하여 인민소비품 생산을 촉구하였다(윤세라 2021, 27). 이렇듯 김정은 집권 초기 인민의 강조는 경공업 발전을 도모하며 체제 안정화에 활용되었다(이해정, 2022, 49).

이러한 가운데, 2012년 당의 지도사상으로 김일성-김정일주의가 규정되고, 2013년 조선로동당 제4차 세포비서대회(2013.1.29.)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의 본질로 인민대중제일주의가 언급되었다(김원식 외 2020, 5-6). 인민대중제일주의는 신년사와 각종 대회를 통해 반복하여 강조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평양의 창천거리, 은하과학자거리, 위성과학자거리, 미래과학자거리 등 주거 인프라 건설은 인민 중심 노선을 가시화하는 상징적 행보로 해석된다(이기동 외 2022, 4). 특히, 이 거리들은 교육자, 과학자, 연구자 등 경제적 치적에 기여한 계층을 위한 살림집 건설이 주를 이루며, 김정은 정권의 애민정신과 경제적 성과를 나타냈다(김갑식 외 2021, 820).

이후 2016년 제7차 당대회에서 당규약 개정을 통해 ‘인민대중제일주의’ 표현이 처음으로 명시되며, 김정은식 인민담론이 통치전략이자 사회통합전략으로 자리 잡았다(김효은 2021, 43-44). 당시 진행된 2016년 함경북도 수해복구 사례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데, 당시 김정은 정권은 평양의 대표적 건설 사업인 려명거리 건설도 중단하고 모든 건설 역량을 수해복구에 투입함으로써 인민을 향한 당의 헌신을 과시하였다(김갑식 외 2021, 612).

인민대중제일주의는 2017년 신년사를 통해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 척결과 연계되며, 엄간관민(嚴幹寬民)의 애민 리더십으로 이어졌다(김원식 외 2020, 6). 이어 인민대중제일주의는 2018년부터는 북미 협상 국면, 코로나-19 등의 환경과 맞물려 민생 개선과 체제 결속 강조에 활용되었다.

2. 시대적 정책 변용과 대외연계 지역발전 구상

1962년 창성군에서 열린 지방당 및 경제일꾼 연석회의(창성연석회의)는 지방 발전의 대표적 상징이다. 김일성은 회의를 통해 군 역할 강화와 더불어 지방경제 발전의 두 축인 지방공업과 농촌경리 발전을 강조하였으며, 이후 창성은 지방경제 발전의 본보기 지역으로 상징화되었다.

김정은은 창성연석회의 50주년인 2012년, 「역사적인 창성연석회의정신을 구현하여 모든 군을 살기 좋은 인민의 낙원으로 일떠세우자」라는 서한을 발표하여 기존 지도자의 지방경제 발전 노선을 공식 수용하였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2013년 전국경공업대회4) 연설을 통해 경공업 발전을 위한 질 제고, 원료・자재 국산화, 현대화・과학화, 인민봉사사업 개선 등을 언급하였다. 특히 지방공업과 관련하여 김정은 위원장은 현재 상황에서 인민소비품 생산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지방산업공장만 잘 돌려도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중앙공업공장과 지방공업공장이 자매 관계를 맺어 서로 잘 도와 성장하고, 일률적인 성장 방식이 아닌 각 지방에 맞는 발전 방안을 마련하도록 강조하였다(로동신문 2013/03/19).

이 시기에는 지방마다 명제품・명상품을 개발・생산하여 지방경제에 기여하도록 하는 특화 전략, 지방경제발전전략의 목표 실현을 위한 과학기술 투자 강화 및 과학기술과 지방경제의 일체화, 생산 지표의 현대화 및 상품 규격화를 통한 질적 제고 등이 반복적으로 강조되었다. 일률적인 지역 개발이 아닌 각 지역 실정에 맞는 발전 강조, 생산에서의 현대화와 과학화 강조 등은 김정은 시기 이전부터 강조됐으나, 시대적 맥락과 변화한 환경에 따라 구체적으로 방향성이 설정되었다(윤세라 2021, 27).

지방공업의 발전 우선순위에서는 인민생활과 직결된 기초식품・소비품・학용품・어린이 식료품이 중심에 놓였으며(국가정보원 2022, 129), 특히 김정은 시기에는 지방마다 어린이 식료품 가공공장을 배치하여 지방 원료로 수요를 충족시키도록 하는 특징을 보였다(윤세라 2021, 28).

한편, 김정은 체제는 집권 초기부터 대외경제 확대를 통한 지역발전 경로를 적극적으로 모색하였다. 2012년 신년사에는 직접 등장하지 않았던 대외경제 확대 의제가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5차 회의(2012.4.13.)에서 본격 논의되기 시작한 이후, 2013년 3월 전원회의를 통해 경제개발구 설치가 결정되었다.

중요한 변화는 기존의 중앙정부 주도 경제특구 방식에서 벗어나, 지방 인민위원회가 주도적으로 경제개발구를 추진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도(道) 인민위원회는 지역 국토건설 총계획에 기초한 경제개발구 개발계획 수립 및 개발기업 선정 권한을 갖게 되었다. 지방급 경제개발구의 공식적 사명은 대외관계를 다양화・다각화하고 외국 투자를 유치하여 지방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으로 규정되었는바(리명숙 2017, 120-123), 이는 지방경제 발전 그 자체를 직접 목적으로 하는 대외 개방 전략으로 파악된다.

지방급 경제개발구 정책은 각 도의 지리적 특성과 산업 여건에 따른 유형화 방식으로 추진되었다. 2013년 11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13개 도별 경제개발구와 신의주 특구 계획을 발표하여 공업개발구, 농업개발구, 관광개발구, 수출가공구, 첨단기술개발구 등 다양한 기능적 특화를 도모하였다. 이후 지속적인 확대를 통해 2021년 기준 19개의 지방급 경제개발구가 지정되었다.

지방급 경제개발구는 지역 발전을 대외 투자와 연계하여 구상했다는 점에서 선대와는 다른 접근으로 의의가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은 의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북한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실험과 이에 따른 국제사회의 강화된 대북제재는 외자 유치의 근본적 조건을 봉쇄하였고, 남・북・중・미 관계의 동반 악화는 경제개발구가 실질적으로 운용될 수 있는 대외적 공간을 더욱 협소하게 만들었다. 특히,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과 2020년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국경 봉쇄는 대외 개방을 통한 지방경제 발전이라는 경로 자체를 사실상 어렵게 만들었다. 이러한 대외환경의 악화는 역설적으로 북한 당국으로 하여금 자립경제 노선을 강화하고, 지방경제를 내부 자원 동원의 핵심 기제로 재정립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을 촉진하는 요인이 되었다.

<표 1> 북한 지방급 경제개발구(2021년 기준)

no. 명칭 연도 유형 주력사업
1 혜산경제개발구 2013 경제 수출가공, 현대농업, 관광휴양
2 만포경제개발구 2013 경제 농업, 관광휴양, 무역
3 위원공업개발구 2013 공업 광물자원 및 목재, 농토산물 가공
4 압록강경제개발구 2013 경제 농업, 관광휴양, 무역
5 와우도수출가공구 2013 수출가공 수출지향형 가공조립
6 송림수출가공구 2013 수출가공 수출가공, 창고보관, 화물운송
7 청진경제개발구 2013 경제 금속가공, 기계제작, 건재생산
8 온성섬관광개발구 2013 관광 외국인 대상 관광개발
9 어랑농업개발구 2013 농업 농축산기지, 농업과학연구단지
10 북청농업개발구 2013 농업 과수 및 과일종합가공, 축산업
11 흥남공업개발구 2013 공업 보세가공, 화학제품, 건재, 기계설비
12 현동공업개발구 2013 공업 정보산업, 경공업
13 신평관광개발구 2013 관광 유람과 탑승, 휴양, 체육, 오락
14 청남공업개발구 2014 공업 채취설비, 공구, 석탄화학, 무역
15 숙천농업개발구 2014 농업 농축산 등 생산 및 가공, 기술연구개발
16 청수관광개발구 2014 관광 압록강 관광
17 무봉국제관광특구 2015 관광 백두산 관광
18 경원경제개발구 2015 경제 전자, 수산물가공, 정보산업, 의류 및 식료가공, 관광
19 강남경제개발구 2017 경제 다수확우량품종육종, 사료생산, 첨단제품가공 및 임가공

출처: 차명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주요경제지대들』(평양: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국문출판사, 2018)을 참고하여 저자 작성.

3. 지역발전 관련 법적 기반 구축 시작

김정은 시기 지역발전정책이 이전 시기와 가장 구분되는 점은 법・제도화이다. 김정은 집권 초기에는 지방경제 운용의 핵심인 지방예산제를 가장 먼저 법제화하였다. 1973년 시행된 이후 40여 년 만인 2012년에 「지방예산법」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간 지방예산제는 「재정법」, 「국가예산수입법」, 「사회주의상업법」 등에서 부분적으로만 다루어져 왔으나, 2012년 12월 19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 제2877호로 「지방예산법」이 제정되면서 처음으로 독립적인 법률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지방예산법」을 통해 지방예산의 중앙집권적 지도와 더불어 각 인민위원회의 책임 명문화, 지방의 의무 및 범위 명시화 등 지방경제 발전을 위한 기초적인 문제로 정리되었다.

「지방예산법」이 가정 먼저 제정된 데에는 복합적인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첫째,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산 체계의 정비가 선행될 필요가 있었다. 「지방예산법」은 지방예산제가 중앙의 통일적 지도 아래 국가 재정정책을 집행하기 위한 것임을 명확히 하는 동시에, 도・시・군 인민위원회가 각 지역 예산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였다. 이를 통해 중앙과 지방의 역할과 권한 범위를 구분하고, 지방예산 집행과 관련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였다. 둘째, 중앙의 재정 부담을 줄이고 지방의 재정적 책임을 강화하려는 정책적 요구가 반영되었다. 이 시기 재정관리권 부여, 독립채산제 강화, 중앙 지표 축소 등의 변화와 맞물려(최지영 외 2022, 30), 중앙의 지원을 축소하는 대신 지방이 자체적으로 주민 생활 문제를 해결하도록 법규화한 것이다. 셋째, 김정은 정권의 전반적인 국정운영 법제화 경향이 지방경제 분야로까지 확산되었다. 기존 북한의 법제 정비가 권력 승계나 정책 변화에 따라 산발적으로 이루어진 것과 달리, 김정은 정권에서는 법・제도화가 국정운영의 체계적 특징으로 나타나고 있다(윤세라 2024, 52).

「지방예산법」은 수입과 지출 양 측면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수입 측면에서는 지방공업, 농업, 수산업, 상품공급・사회급양・편의봉사사업, 문화후생시설 운영, 부동산, 경영활동 개선 등을 수입 보장 범위로 규정하였다. 주목할 점은 봉사료수입금 비중을 20~30% 이상, 지방산업공장의 지방 원료 생산액 비중을 60% 이상으로 구체화한 부분이다. 이는 시장경제 활동에서 발생하는 잉여를 실질적 조세 메커니즘을 통해 국가재정으로 흡수하고, 지방산업공장 가동률을 높임으로써 지방재정을 확충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지출 측면에서는 기본건설자금과 대보수자금을 계획에 따라서만 집행하고, 지방경제발전・과학기술발전・도시경영사업에 별도 사업비를 배정하며, 인민적 시책비를 사회문화사업비에 우선하여 보장하도록 명시하였다(윤세라 2024, 52-53).

이러한 법・제도적 정비는 「편의봉사법」, 「사회주의상업법」 등 연관 법률의 제・개정과도 이어지며 법・제도적 뒷받침이 더욱 강화되었다. 아울러, 경제개발구 정책은 2013년 3월 경제개발구 설치가 결정된 후 5월에 「경제개발구법」이 제정되어 신속하게 법・제도 기반을 갖추는 등 지역발전 관련 법적 기반이 점차 갖추어졌다.

Ⅳ. 2021년~2026년 지역발전정책 분석

1. 사회주의 전면적 발전과 오늘의 ≪창성연석회의≫

(1) 사회주의 전면적 발전과 지역발전

2021년 제8차 당대회는 김정은 시기 지역발전정책에서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제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시대의 사상이 정식화되면서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 용어가 등장하며 지역발전을 추동했다. 제8차 당대회는 “우리 식 사회주의 전면적발전행로에서 일대 분수령이 될 투쟁과 전진의 대회”로 규정되고(로동신문 2021/01/06), 김정은 위원장의 사업총화보고는 “우리 식 사회주의의 전면적발전을 이룩하기 위한 강령적 지침”으로 평가되었다(로동신문 2021/01/09).

사회주의 전면적 발전 사상의 핵심은 “사회주의건설의 모든 분야와 나라의 모든 지역, 인민경제 모든 부문의 동시적이며 균형적인 발전을 이룩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 기본 내용은 ① 정치・국방건설을 중시하면서 경제・문화 발전에도 총력을 기울여 국가 사회생활 모든 분야를 전면적으로 발전시키는 것, ② 인민경제 전반 부문과 모든 단위의 균형적 발전을 이룩하는 것, ③ 지방건설・농촌건설을 중심으로 모든 지역을 고르롭고 특색 있게 발전시키는 것으로 구성된다(로동신문 2021/11/30). 이 세 가지 내용 중 지역발전정책과 직결되는 것은 세 번째로, 지방 및 농촌 건설이 이 사상의 실천 목표이자 지역 간 균형 발전 달성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사회주의 전면적 발전은 제5차 3대 혁명 선구자 대회(2021.11.18.~11.22)에서 3대 혁명 노선과 결합되며 적용 범위가 한층 넓어졌다. 특히,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은 기존의 기업소, 공장, 협동농장, 직장 등에 머물지 않고 시, 군, 연합기업소까지 확장되면서 전 사회적・인민적 운동으로 확대되었다(로동신문 2021/11/19).

2026년 2월 조선로동당 제9차 당대회에서는 지난 5년(2021~2025)을 “우리 당과 혁명발전에 있어서 심원한 의미를 가지는 대변혁, 대전환의 연대기”로 평가하며, ‘사회주의 전면적 발전의 개척기’로 규정하였다. 특히 이 시기를 “전국이 동시적으로, 균형적으로 진보하는 새로운 장을 열어놓았다”는 표현하며 지방발전 20×10 정책과 함께지역 균형 발전의 성과를 거론하였다. 이러한 평가에 이어, 2026년부터 사회주의 전면적 발전의 ‘고조기’로 전환하는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하였다(조선중앙통신 2026/02/21). 아울러, 북한 문헌에서 지방발전 20×10 정책을 사회주의 전면적발전기의 실현을 위한 정책으로 명명한 점(한성기 2026, 7) 등을 미루어 볼 때 향후 지역 균형 발전은 일시적 정책이 아닌 중장기 전략의 핵심 축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 인민대중제일주의의 명문화

김정은 집권 초기부터 등장한 인민대중제일주의는 2021년 제8차 당대회에서 전면화・공식화되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제8차 당대회의 기본사상과 기본정신을 밝히면서, 전당이 ‘이민위천’, ‘일심단결’, ‘자력갱생’ 이념을 다시 깊이 새기고 더 높이 들어야 함을 특별히 강조하며, 인민대중제일주의가 기본 중의 기본임을 표명했다. 나아가 개정된 당규약을 통해 선군정치 대신 인민대중제일주의가 기본정치방식으로 명문화되었다(강혜석 외 2021, 103-104). 이로써 인민대중제일주의는 당・군의 지침, 인민정권 강화, 인민경제, 대외관계 등 모든 분야의 지도적 지침으로 자리매김하였다(이기동 외 2022, 4).

2025년 12월 27일 헌법절을 맞아 로동신문(2025/12/27)은 북한 헌법은 가장 인민적인 법이며 헌법을 관통하는 근본 이념은 인민대중제일주의사상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2026년 개정된 헌법 서문에는 김정은 시대의 핵심 통치담론인 인민대중제일주의가 명시되었고, 이를 국가건설과 활동의 근본 원칙으로 삼아 인민의 요구와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체제 운영 방향이 한층 분명하게 드러났다.

(3) 오늘의 ≪창성연석회의≫

담론 차원에서 김정은식 지역발전은 선대와의 차별점을 내세우며 변화하였다. 2024년 12월 20일 성천군 지방공업공장 준공식은 ‘지방발전 20X10 정책’ 첫해의 성과를 공식화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가 추진하는 사업들은 지난 시기 창성연석회의와 농촌테제에서 제시된 과업집행에서 허풍을 치고도 무난하던 때와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라고 직접 언급하여, 과거 지방경제 발전 정책의 구조적 한계를 공개 비판하고 현 정책의 차별성과 실행 의지를 강조하였다.

그리고 이 발언이 있기 몇 달 전인 2024년 7월 15일, 함경남도 신포시에서 개최된 ‘지방경제발전 관련 협의회’는 김정은식 지방발전 과정에서 상징적 위상을 갖는 지점으로 해석된다. 이 협의회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신포시를 현지지도하며 주재하였으며, 이후 북한 매체들은 이 협의회를 ‘오늘의 ≪창성연석회의≫’로 공식 명명하기 시작하였다. 인용표(≪ ≫)까지 사용한 이 명명은 단순한 수사적 표현이 아니라, 1962년 창성연석회의가 갖는 지방경제 발전의 역사적 상징성을 김정은 시대의 것으로 전유하려는 의도적 담론 전략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담론 구성 방식은 김정은 시기 지역발전정책의 역사적 위치 부여에서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한편으로 창성연석회의를 계승・발전시킨다는 연속성의 논리를 통해 정책의 정당성을 역사적으로 확보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성천군 준공식 연설에서 드러났듯이 “허풍을 치고도 무난하던 때”의 과거 정책과 구별짓기를 통해 김정은 시대의 독자성과 실행력을 강조한다.

이렇듯 역사적 연속성과 단절을 동시에 활용하는 이중 전략은 지역발전정책이 단순한 경제 정책을 넘어 김정은 정권의 통치 정당성을 구성하는 핵심 정치적 자원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 농촌발전과 지방공업의 종합 발전 추진과 국가적 지원

1960년대 김일성 위원장이 창성연석회의에서 강조하였듯이, 지방경제 발전의 두 축은 지방공업과 농촌경리이다. 이는 이후 김정은 시기까지 이어졌으며, 김정은 정권 또한 지방공업과 농촌 발전을 큰 목표로 삼아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새시대 농촌혁명강령’은 고난의 행군 이후 낙후한 농촌 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기존의 ‘사회주의 농촌테제’를 계승했다. 그러나 국가가 적극적으로 재정과 자원을 투입하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과거와 다르다.

김정은 위원장은 2021년 제8차 당대회에서 농촌을 비롯한 시・군 인민들의 생활이 매우 어렵고 뒤떨어져 있다고 진단하며, 낙후한 농촌과 시・군의 생활 수준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다. 이 정책이 지향하는 최종 목표는 모든 지역의 동시적이고 균형적인 발전이다. 따라서 살림집 건설 등 단순한 주거환경 개선을 넘어 각 지역이 자립적인 경제 토대를 구축하고 다각적으로 발전함으로써 지역 주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고자 한다. 이에 ‘새시대 농촌혁명강령’은 농업, 지방공업, 건설, 교육, 보건, 국토관리의 6대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종합적 발전을 추구하며, 각 부문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설계되었다(김일한 외 2025, 28).

2021년 3월 제1차 시・군 당책임비서 강습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개강사를 함으로써 지방 당 조직의 기능과 역할 강화에 대한 최고지도부의 의지를 표명하였다. 이 강습회에서 제시된 시・군 발전 목표에는 농업 생산의 결정적 증대가 포함되었으며, 자력갱생의 기조 하에 지방이 중앙의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역량으로 발전을 도모해야 함이 강조되었다. 제1차 강습회 이후 시・군 당책임비서 강습회는 주기적으로 반복 개최되는 지방 통치의 핵심 기제로 자리잡았으며, 2026년 4월에는 제3차 강습회가 개최되어 지난 5년간의 시・군 강화 노선 성과를 점검하고 차기 과제를 제시하는 자리로 활용되었다.

제8기 4차 전원회의(2021.12.)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식 사회주의 농촌 발전의 위대한 새시대를 열어나가자」를 발표하며, 농촌・농업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농촌건설 지원을 위한 시멘트 우선 공급, 살림집 건설을 선차적 과업으로 설정하였다. 또한, 식량문제 해결 과업을 위한 10년 계획을 제시하면서 협동농장 대부금 일괄 면제 등의 특혜조치를 지시하였다. 이는 대북제재 및 대외관계 정상화 실패로 내부 경제 결속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민대중제일주의의 실질적 구현이 가능한 농촌과 건설 분야에 정책역량을 집중하려 한 것으로 평가된다.

2021년 이후 지방공업 정책은 국가 전략 사업으로 격상되는 전환이 있었다. 시작은 ‘지방공업현대화의 본보기’로 명명되는 김화군 발전 사례였다. 대내외 환경의 제약으로 가시적 성과 없이 진행되어 오던 지방공업 정책이 김화군을 선도 모델로 제시함으로써 전국적 확산의 가능성을 타진한 것이다. 이를 발판으로 2024년 1월 15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방발전 20×10 정책’을 직접 선포하였다. 정책의 핵심은 매년 20개 시・군에 현대적인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하여 10년 안에 전국 모든 시・군 주민들의 초보적인 물질문화생활수준을 한 계단 비약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 역사상 지방경제 발전을 위해 최초로 수립된 장기 계획이라는 점에서 이전 시기와 다른 정책사적 의의가 있다(윤세라 2024).

정책의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한 추진 체계도 이전 시기와 달리 국가의 지원 아래 강력하게 편성 및 시행되었다.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내에 ‘지방공업건설지도과’를 신설하고, ‘지방발전 20×10 비상설 중앙추진위원회’를 중앙과 각 도에 설치하였으며, 지방공장 건설을 전담하는 ‘인민군 제124연대’를 창설하였다. 더불어 공장 운영 과정에서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하여 설계단위・시공단위・운영단위의 ‘3자합의체계’를 수립, 건설 이후 실제 가동 단계의 책임 소재까지 사전에 제도화하였다(조선신보 2024/01/25). 또한, 각 시・군에 배치되는 공장은 해당 시・군의 경제적 잠재력, 전문성, 지역적 크기, 인구수를 고려하여 공장 규모와 생산지표를 개별 설정하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에서, ‘지방 특색에 맞는 발전’ 원칙이 구체화된 형태로 이해된다.

‘지방발전 20×10 정책’은 추진 과정에서 당초 지방공업공장 건설이라는 단일 목표를 넘어 점차 포괄적 지역 개발 정책으로 확장되었다. 2025년부터는 보건시설, 종합봉사시설(복합봉사소), 양곡관리시설이 ‘3대 필수 대상’으로 추가되었다. 그리고 9차 당대회를 통해 ‘지방발전 20×10 정책’은 포괄적 지역 개발 정책으로 공식화되었다. 이는 정책 범위가 생산 인프라에서 사회 인프라 전반으로 확대됨을 의미하며, 낙후 지역의 생활환경과 생산체계 전반을 동시에 변화시키는 종합적 지역 개발 모델로의 전환을 나타낸다.

3. 정책의 법제화 관리

2021년 시, 군을 중심의 경제 발전 내용을 담은 법이 북한 역사상 처음으로 제정되었다. 2021년 9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에서 제정된 「시・군 발전법」이다. 이 법은 네 가지 측면에서 특징적이다.

첫째, 「지방주권기관법」의 지방인민위원회 조항, 「인민경제계획법」의 지방 관련 조항, 「중소형발전소법」, 「편의봉사법」 등 기존 법령에 분산되어 있던 지방경제 관련 내용들을 단일 법률로 종합・체계화하였다. 지방경제의 범위를 지방공업, 농촌경리, 수산업, 지방건설, 지방상업, 편의봉사, 전력, 국토관리, 교육, 보건, 체육, 문화 등으로 명문화하여 지방주권기관의 임무와 역할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였다(윤세라 2024: 60). 이 범위는 ‘새시대 농촌혁명강령’, ‘지방발전 20X10 정책’의 범위와도 일치한다.

둘째, 막연한 구호 수준에 머물렀던 지방 발전 임무가 ‘정보당 알곡 10톤 이상 생산’, ‘재배원료기지 200정보 이상 조성’ 등 구체적 수치와 품목으로 제시되어 계획의 실행 가능성과 책임성이 강화되었다.

셋째, 총 13개의 대중운동 및 칭호쟁취운동을 법제화하여 지방 간 경쟁을 통한 발전 유인을 제도화하였다. 지방 간 경쟁 구도는 중앙의 지원을 최소화하면서도 각 지방의 자체 노력에 따른 발전을 유도하는 유인 구조로 설계된 것이다(윤세라 2024: 61).

넷째, 지방에 다양한 임무와 역할을 부여하는 동시에, 중앙집권적 지도의 강화, 상급기관의 확인 및 검토 절차 증설, 법규 위반 시의 법적 처벌 조항 명시 등 규율과 통제 기제도 함께 강화하였다(임을출 2022, 34-36). 국가 및 내각 기능의 정상화와 함께 각 경제 분야에 대한 중앙 지도 언급이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지방의 책임성을 강화하면서도 당의 통제 아래 발전을 견인하려는 이중적 구도를 반영한다.

지역발전을 위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조치와 정책이 법제화된 것은 이전 시기와 다른 김정은 정권의 특징이다. 김정은 집권 시기 정책 추진 이후 법・제도화 흐름이 뚜렷해졌으며, 나아가 법률을 잘 보장하도록 지도도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제8차 당대회의 사회주의 전면적 발전에 따른 지역 균형 발전 기조는 농촌 건설과 살림집 건설이라는 구체적 사업으로 가시화되었다. 농촌 발전은 2021년 제8차 당대회에서 지방경제의 핵심 분야로 재확인된 이후, 2021년 12월 제8기 4차 전원회의에서 ‘새 시대 농촌혁명강령’이 채택되고, 2022년 9월 「사회주의농촌발전법」이 제정됨으로써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다. 「시・군 발전법」에서는 농촌경리 부문에 한해 ‘정보당 알곡 10톤 이상’이라는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여 다른 분야와 다른 수준의 강조를 보였다. 농촌경리의 수리화・전기화・기계화・화학화 추진, 포전담당책임제의 정확한 실시와 성과 기반 분배 강조, 주요 영농 시기 농업 지원 자원을 다른 분야로 전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 등 세부적 제도화도 이루어졌다(국가정보원 2022, 131-132). 아울러, 「시・군건설세멘트보장법」에서는 알곡생산계획 수행률이 높은 낙후 농장에 우선적으로 시멘트를 배정하고 농촌살림집 건설에만 사용하도록 의무화함으로써, 농업 성과를 생활환경 개선과 직접 연계하는 유인 구조를 설계하였다(국가정보원 2022, 124).

Ⅴ. 결론

본 논문은 김정은 시기 북한 지역발전정책을 이념적 자원 및 담론, 정책, 법・제도 면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그 역사적 맥락과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분석 결과, 김정은 집권 시기 지역발전정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첫째, 김정은 시기 지역발전정책은 선대 지도자의 노선을 계승하면서도 독자적 재구성을 거쳐 전개되었다. 대표적으로 지역균형발전은 북한 정권 수립 이래 체제의 목표로 규정되어 온 사안으로, 김정은 정권 역시 이러한 틀 안에서 발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연속성이 확인된다. 다만 실행 방식에서는 이전 시기와 차별화된 양상이 나타난다. 예컨대 농촌 주택 건설을 위한 국가의 시멘트 공급, 지방공업 발전 과정에서의 건설 자재 지원 등에서 확인되듯, 국가가 지방경제 부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다.

둘째, 김정은 집권 시기 지역발전정책은 법제화와 장기 계획화가 특징으로 나타났다. 1980~2000년대 지방경제 제도가 현실의 변화를 사후적으로 제도화하여 추인하는 방식으로 작동하였다면, 김정은 시기에는 정책이 법・제도로 명문화되고 이를 토대로 실행을 견인하는 방식이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경제개발구법」, 「시・군 발전법」, 「사회주의농촌발전법」, 「시・군건설세멘트보장법」 등 법령이 정책과 함께 제정됨으로써 정책 시행의 법적 근거를 확보하였다. 한편, 새 시대 농촌혁명강령, 지방발전 20×10 정책은 10년 단위의 중장기 발전 목표를 선제적으로 제시하고 체계적 추진 기구를 편성하는 방식으로 추진되었다는 점에서, 단기 정책의 연속이었던 이전 시기와 구별되는 특징으로 평가된다.

셋째, ‘지방경제발전 관련 협의회’를 ‘오늘의 ≪창성연석회의≫’로 명명하는 담론 전략은 김정은 시기 지역발전정책이 역사적 상징 자원의 전유를 통해 정치적 정당성을 구성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역사적 연속성의 논리와 선대 정책으로부터의 단절・차별화를 동시에 구사하는 이러한 전략은 지역발전정책이 단순히 경제적 목표를 추구하는 정책 수단이 아니라 김정은 정권의 독자성과 역사적 위치를 구축하는 정치적 서사의 핵심 요소로 기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김정은 시기 지역발전정책을 개별 정책 단위로 접근하지 않고, 담론・정책・법제도라는 세 층위를 통합적으로 추적함으로써 정책 전반의 역사적 연속성과 단절의 궤적을 종합적으로 파악하였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의를 지닌다. 이는 개별 정책이나 법제 분석에 집중되었던 기존 연구의 한계를 보완하며, 북한의 지역발전정책 및 대내 통치 전략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참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본 연구는 정책의 실제 집행 실태와 성과를 검증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지역발전정책의 전국적 궤적을 종합적으로 추적하는 데 초점을 맞춤으로써, 도・시・군 단위의 개별 사례 간 실행 편차나 지역별 특수성을 세밀하게 다루지는 못하였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후속 연구에서는 지역발전정책이 실제로 시・군 단위에서 어떻게 이행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개별 지역 사례 연구가 요구된다. 여기에는 위성사진 분석, 대중무역 통계, 탈북민 증언 등 다양한 자료원을 교차 활용하여 정책의 실질적 성과와 한계를 실증적으로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오늘의 ≪창성연석회의≫’ 관련 담론의 변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어 향후 담론 전략의 구체적 전개 양상을 심층적으로 추적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2026년 제9차 당대회를 계기로 북한이 ‘사회주의 전면적 발전’의 고조기 진입을 선언한 만큼, 향후 지역발전정책의 담론과 제도가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되는지를 지속적으로 추적하는 연구가 요청된다.

Notes

  1. 1)해당 내용은 윤세라. 2026. “북한 지방경제 정책의 역사.” 『KDI 북한경제리뷰』 28(4): 22-24에 기반하여 작성하였음.
  2. 2)통일연구원 김정은 공개활동 보도분석 DB에 따르면 김정은 집권 전체기간의 최다등장 용어 중 가장 많이 나타난 용어(김정은 관련 직함 및 존칭 제외)는 ‘인민’이다. 현재까지 집계된 용어 빈도 중 상위 10개는 ① 동지, ② 경애, ③ 우리, ④ 김정은, ⑤ 최고, ⑥ 인민, ⑦ 혁명, ⑧ 건설, ⑨ 사령관, ⑩ 하시 순이다. 인민은 2012년 1,716회, 2013년 2,022회, 2014년 874회, 2015년 1,257회, 2016년 2,423회, 2017년 834회, 2018년 1,173회, 2019년 909회, 2020년 875회, 2021년 1,398회, 2022년 1,316회, 2023년 499회, 2024년 1,238회, 2025년 1,621회, 2026년(6월 12일까지) 581회 등장했다. https://www.kinu.or.kr/nksdb/analytics/wordrank.do(검색일: 2026. 6. 12).
  3. 3)김일성-김정일주의는 “위대한 김일성동지께서 창시하시고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께서 심화발전시키신 주체사상과 그에 의하여 밝혀진 혁명과 건설에 관한 리론과 방법의 전일적인 체계”이며, 인민대중제일주의는 “인민대중의 요구와 리익을 첫 자리에 놓고 모든것을 대하는 사상이나 관점”으로 정의된다. 사회과학출판사. 2017. 『조선말대사전(증보판) 1』. 평양: 사회과학출판사, 824; 사회과학출판사. 2017. 『조선말대사전(증보판) 4』. 평양: 사회과학출판사, 1431.
  4. 4)김정은 이전 시기 전국 단위의 북한의 경공업 관련 대회는 1961년 4월 ‘전국 경공업부문 열성자회의’, 1990년 6월 ‘전국 경공업대회’, 2003년 3월 23∼24일 ‘전국 경공업부문 일꾼회의’ 3차례가 있었다. 윤일건. 2013. “北 10년만에 경공업대회…김정은 ‘경공업에 역량집중’.” 『연합뉴스』(3월 19일). https://www.yna.co.kr/view/AKR20130319008251014(검색일: 2026.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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