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국내 소장 ‘남만주철도주식회사’명(‘南滿洲鐵道株式會社’銘, 1907-1945) 공예품의 형성과 활용: 일제강점기 철도 정책과 운영 공간을 중심으로
이화여자대학교 한국문화연구원
발행: 2026년 1월 · 90권 0호 · pp. 169-209
DOI: https://doi.org/10.33334/sieas.2026.45.1.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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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남만주철도주식회사(南滿洲鐵道株式會社, 이하 만철)는 러일전쟁 직후인 1907년에 설립된 일본의 국책 기업으로 제국주의적 팽창 정책을 상징하는 기관이었다. 만철은 1945년 폐업에 이르기까지 조선과 만주 일대에서 철도를 운영하며 물류, 여객, 관광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였다. ‘남만주철도주식회사명(이하 만철명)’ 공예품은 이러한 만철의 운영 과정 속에서 제작된 유물로 동시대 시각자료와 함께 만철의 성격과 철도 운영 방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국내에는 실용성과 상징성을 겸비한 다양한 용도의 만철명 공예품이 전해지고 있다. 도자기, 동합금 및 양철제 법랑기와 같은 금속기, 유리 등 다양한 재료로 제작되었으며 특히 식기, 조리도구, 기념품의 비중이 높다. 일등칸, 식당차와 경성역 양식당 그릴에서는 은제와 유리제 등 고급 수공예품이 확인되며 창립기념품이나 회중시계에는 만철 마크와 회사명이 정교하게 시문되어 있다. 이러한 공예품은 사용 공간과 목적에 따라 재질과 제작 방식이 달리 선택되었음을 보여준다. 1911년 경성관리국 설치 이후 만철은 시설 정비와 물류 운송, 관광 및 여객 사업을 포함한 철도 운영 전반을 담당하였고, 이 과정에서 일본 철도 공간에서 사용되던 공예품의 구성 체계 역시 조선에 도입되었다. 만철명 공예품의 기종과 형식은 이러한 정책적, 기능적 활용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이 시기 정착된 공예품의 구성 방식은 만철의 조선 철도 위탁 경영 종료 이후 조선총독부 철도국으로 이관되어 1930년대 조선 철도 공예품 체계의 토대가 되었다. 본 연구는 국내에 소장된 만철명 공예품을 철도 정책과 운영 공간이라는 맥락 속에서 분석함으로써 이 유물들이 장식 공예나 순수 미술의 범주 보다는 근대 철도 산업이라는 제도적 환경 속에서 생산, 사용된 산업공예품으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밝히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일제 강점기 철도 관련 공예품의 형성과 활용 양상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근대 산업 사회에서 공예가 수행한 역할을 물질문화적 관점에서 재조명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