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정체성 정치의 변화와 지속: 대만 천수이볜 시대를 중심으로
1 서강대학교 동아연구소
발행: 2014년 1월 · 66권 0호 · pp. 169-202
DOI: https://doi.org/10.33334/sieas.2014.33.1.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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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민족균열과 민주주의 공고화는 양립할 수 있는가? 비교정치의 핵심적 연구 질문이었던 이 문제에 대해 대만은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본 논문은 대만 정치의 핵심적 균열인 국가정체성 인식의 변화를 추적하여 민족문제가 갈등적 이슈에서 합의적 이슈로 전환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기존 이론에서는 정체성에 대한 갈등이 민주주의 공고화를 위협한다고 지적해 왔다. 하지만, 민주화 이후 현재까지 대만의 선거민주주의는 상당한 안정성을 유지해 왔다. 특히 민진당의 천수이볜 집권기(2000-2008)는 대만 독립 쟁점이 지배적 정치갈등으로 자리 잡았지만, 민주적 안정성은 침식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민족균열이 다른 균열과 교차하여 갈등이 완화되었다는 설명이 제시되었다. 이러한 교차균열 가설에 대해 이 논문은 경험적으로 지지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대신, 정체성 정치의 구성요소가 물질주의적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의 설문자료 분석을 통해 우리는 본성인/외성인 차이가 통일-독립에 대한 선호에 미치는 영향력이 사라지고, 당파성의 효과도 줄어드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대신, 경제 상태에 대한 평가가 정체성 이슈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 하였다. 이는 전물질주의적(pre-material)인 것으로 간주되던 대만의 정체성 정치가 물질적 이익에 관한 것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러한 실용적 이해방식은 젊은 세대일수록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즉, 정체성 문제와 관련하여, 엘리트 수준에서 양극화가 일어나는 동안, 일반국민 수준에서는 합의지반이 넓어져 왔다는 것이다.
